#3 좁은 문? OR 넓은문??

#3 좁은 문? OR 넓은문??

Written on 08/28/2019
Hyunjin Seo

방송이나 신문에서 경제 섹션이 늘어나 경우가 있다. 그런데 안을 들여보면 실상은 이렇다. 경제기사는 경제지표 기사, 해설기사, 산업기사, 투자기사, 제품기사 등 다양하다. 그런데 경제의 큰 흐름, 세계 경제 시스템에 대한 기사보다 부동산투자기사, 주식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증권시황, 제품기사의 비중이 더 늘어나고 있다. 투자의 세계에는 문을 활짝 열어놓되, 경제 시스템 문제에 대해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장벽을 쌓는 것이다. 때로는 신문이 ‘무엇을 다루는가?’보다 ‘무엇을 다루지 않는?’가 더 중요한 법이다.

요즘 일반인을 위한 경제시험이 늘어난 추세다. 지인이 재미로 그 시험 중 하나에 응시했다. “100점 만점으로 환산해 보니 75점쯤 나왔어. 솔직히 어렵더라고.” 그 지인은 이렇게 말을 이었다. “몇 년 전부터 경제공부를 해왔는데. 경제기사도 술술 이해하고, 자산을 지키는 데도 꽤 도움을 받았어. 덕분에 결제위기도 잘 피했고……. 그런데 일반인을 위한 경제시험이라면 경제기사를 막힘없이 읽고 그 행간을 볼 줄 아는 정도면 되지 않을까? 경제학 전공자를 뽑는 시험도 아닌데 문제를 풀다보니 ‘경제는 역시 봅잡하고 어려워’, ‘경제는 우리 생활과 동덜어져 있는 학문이구나’ 싶더라고.” 은연중에 경제에 대한 장벽은 쳐진다. 의도한 것이든 의도하지 않은 것이든.

주식이니 부동산이니 열풍이 불지만, 투자로 돈을 버는 개인은 그리 많지 않다. 어느 해에 30%의 수익을 얻었더라도 다음해에 실력을 과신하고 투자액을 늘리다가 한방에 훅 가는 경우가 많다. 주식투자로 큰돈을 번 사람들의 이야기가 횡행하지만, 실제로 돈을 번 사람들보다 잃은 사람들이 많은 것 아닌가?

여러분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이것이다. 투자공부에 휩쓸리지 말고 전반적인 경제 공부를 하자. 그게 우리가 열심히 일해 번 돈을 지키는 길이다. 돈을 지키는 게 우습다고? 돈을 많이 모으고 관리해본 사람들은 자기가 번 돈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안다. 땀흘려 번 돈을 조금이라도 불리기 위해 투자공부를 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탐욕에 들뜨는 순간 먹이가 될 가능성이 그만큼 더 커졌음을 기억하자.

원래 돈은 투자가 아니라 ‘일’로 버는 것이다. 그런데 일을 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다고? 열심히 일했는데도 먹고살기가 너무 힘들다고? 나 하나쯤이면 노력이나 운을 탓할 수 있다. 나와 내 친구쯤이면 노력이나 운을 탓할 수 있다. 노력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운리안 것도 인생에서 꽤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나도, 친구도, 그 친구의 친구도, 앞집 아저씨도……, 나만이 아니라 너무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 한다고? 일자리가 너무 없고 땀흘려 열심히 일했는데도 먹고살길이 막막하고 다들 미래가 불안한가? 노후가 겁이 나고 희망이 없다는 사람들의 소리가 휠씬 더 많은가? 그렇다면 그것은 이미 우리 탓이 아니다. 우리의 운 탓도 아니다. 그것은 개인이 아니라 경제 매트릭스의 문제다. 경제제 매트릭스를 바꾸어야만 우리의 미래가 있다. 그리고 경제의 매트릭스는 우리들의 주장과 참여를 통해서만 바꿀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알아야 면장을 하지. 그런 면에서 우리 각자의 경제공부는 바로 미주 한인 경제의 매트릭스를 올바르게 가꾸어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